벤처중소기업학과의 교수로서 20년 동안 외부에서 사람을 만나면 항상 물어오는 말이 있다. “이 학과 학생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건가요?” 나는 수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해 왔다. “창의적인 실무형 경영인재를 양성하여 미래의 벤처기업 및 유망 중소기업 경영자를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에 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라고 하면 대충 창업이나 스타트업 관련 교육을 하나보다 짐작을 하는지 잘 묻지 않는다. 지난 15년간 창업아이템개발
지난 1월 21일(목), 제5차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2021학년도 학생복지 합의안(이하 합의안)이 최종 마련됐다. 작년과 같이 올해 총 22개의 조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내용에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2021년 중앙도서관 환경개선 사업과 단과대학 및 학과(부) 학생회의 학생자치지원비 예산 열람에 대해 본교의 협조를 명시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난 합의안들과 대비해 무엇보다 눈에 띄는 한 가지 사항이 있다. 바로 ‘본예산 대비 장학금 10억 원의 특별 증액 편성’ 조항의 부재다. 본교는 지난 3년간 특별
대학에서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3위 정도에 있었던 것이 ‘교환학생 가보기’였다. 사실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 바퀴 너머의 낯선 땅에서 혼자 지낸다는 것은 나에게 말 그대로 꿈이자 환상일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예상치 못한 순간에 교환학생 원서를 넣게 되었고, 운 좋게 지원한 나라로 갈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잘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지만 정작 나는 출국 일주일 전부터 밤잠을 설쳤다.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조언도 많이 들었고, 가서 외국인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어느덧 졸업의 시즌이지만 예년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맞이하는 터라 축제같이 떠들썩했던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작년에 경험을 했기에 아주 낯설지만은 않지만 여전히 어색하기만 한 풍경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지도 1년이 훨씬 지났지만 가라앉을 기미는 보이지 않고, 그 여파로 세인들이 새로운 생활습관에 적응해야 하는 등 아직 혼란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젊은 세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가뜩이나 좁은 취업의 문이 더 좁아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인지라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마냥
지난달 15일(금)에 중앙감사위원회(이하 중감위)가 유기신소재파이버공학과(이하 신소재) 학생회에 경고 41회를 처분함과 더불어 지난 8일(월)에는 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까지 소집됐다. 본교에 징계위 조항이 신설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우려가 현실로 바뀌었다. 신소재 학생회는 △감사자료 지연제출 △불성실한 추가자료 제출 △학생회칙 및 기타 영수증빙자료 미제출 등으로 유례없는 결과인 경고 41회를 받았다. 경고 누적으로 신소재 학생회는 사과문을 작성 및 게시해야 했으나 이를 작성하지 않았다. 경고가 2회 이상 누적됐기
그해 겨울은 유독 추웠다. 대학신문 기자였던 나는 숭실대학교 어느 교수님의 원고를 받으러 상도동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추워 몇 정거장 못 가 근처 다방으로 피신하고 말았다. 얼마 후 다시 버스를 타 겨우 상도동 삼거리에 내렸다. 그때가 내가 숭실대학교와 처음 대면한 순간이 었다. 교수님은 원고를 내주시면서 내 전공을 물었고, “서군, 대성하시오”라며 덕담을 해주셨다. 과연 대성할 팔자였던지, 나는 10년 좀 지나 숭실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교수 지원서를 낸 다음 학과 교수들에게 인사하느라고 연구관을 찾아갔는데 거기
AI ‘이루다’ 출시를 앞두고 ‘스캐터랩’의 꿈은 “사람보다 로봇이 더 말이 잘 통하는 슈퍼휴먼 AI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루다는 짧게나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스캐터랩이 20살 여대생 캐릭터로 출시한 이루다는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 데이터 약 100억 건을 학습해 약 80만 명의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용자와 이루다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성희롱 △인종차별적 발언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노출됐다. 이에 스캐터랩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운영을 중단했다. 이루다 이전에도 AI 채팅 로봇(이하 챗봇)은
최근 교육부와 유관 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방향과 핵심과제’ 보고서는 앞으로 한국의 교육이 어떤 방식을 지향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미 내년 2학기부터 고등학교 진로 선택과목으로 ‘인공지능 기초’와 ‘인공지능 수학’ 과목이 도입되고, 2025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인공지능 교육’이 도입되어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기초원리, 인공지능 활용, 인공지능 윤리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 하니 대학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교과과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신입생들을 위한 교과목 개편이나 신설 등을 고려해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비교적 천천히 눈에 보이며 변해가는 것이 있다면 ‘골목’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연 단위로 생각해 보면, 골목길에 있던 작은 소매점이 카페로 변해있기도 하고, 오래된 다가구주택이 세련된 공유주택으로 재건축되기도 한다. 그러나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에 비하면, 직접 경험하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소소한 물리적 공간의 변화’가 고맙게 느껴진다. 국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도시재생’을 화두로 기존의 도시공간을 유지하고,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등 재생의 필요성과 가치를 논의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 언론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호기롭게 ‘정의’를 외치며 대답했던 수습기자 때와는 달리, 최근 한 인터뷰에서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말문이 턱 막혀왔다. 수습기자 시절이었던 그 때 그 대답이 부끄럽기 때문도, 편집국장이 된 지금의 대답과 영 달라서도 아니다. 그저 지난 3년간 숭대시보 기자로 활동하면서 느낀 ‘대학 언론이 지닌 가치’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무언가로 남아 뼛속 깊이 응어리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모든 것에 물음표를 달아야 했다.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본인의 의
2021년부터 부모와 따로 사는 청년들이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1월 19일, 내년 1월부터 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대상은 부모와 다른 자택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세 이상, 만 30세 미만의 20대 저소득층 청년들이다. 부모와 다른 시·군에 거주하거나, 같은 시·군에 거주하더라도 대중교통으로 90분 이상 걸리는 거리라면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부모와 자식의 주거급여를 분리하여 개개인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부모가 받는 금액은 감소하지만 자녀가 본인의 몫을 스스로 챙길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숭실대 분회(이하 민주노총 노조)는 ㈜미환개발(이하 미환)이 퇴직자들의 퇴직금 일부를 체불했다고 주장하며 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이들은 민사상 소송도 동반할 계획이다. 퇴직금을 산출하는 기준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중 더 높은 임금에 따른다. 단순하게 따지면 통상임금은 ‘근로계약서에 따라 일하면 받는 고정적인 금액’을 뜻하며, 평균임금은 ‘퇴직 3개월 이전 동안 받은 모든 돈을 3개월간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의미한다.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하지만, 근로기준
잠시 주춤한 듯하던 코로나19 감염이 최근 무섭게 확산하고 있어 정부 당국 뿐 아니라 시민들도 긴장하고 있다. 문제는 감염경로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정한 시설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몇몇 대학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여 젊은층이 밀집한 대학이나 대학가 등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본교에서도 지난 주에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더 이상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중간 고사 이후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강좌가 소규모이긴 하지만 늘어났고 기말 고사 기간까지 아직 한 달 정도
‘복지국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례는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의 몇몇 국가들이다. 국가가 국민들의 삶 전반을 돌보며 사회경제적으로 낙오하는 사람이 없도록 영역별로 다양한 정책들을 만들고 시행하는 모습은 그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라봤을 때 현실과 환상의 묘한 경계에 놓여있다. 이는 한국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가 과연 복지국가인지 누군가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국가가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들의 명단이 줄줄이 나올 것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정책이 있는가 하면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정책도 있다. 대내적으로 바이든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로 인해 증가한 재정적자는 법인세를 인상함으로써 어느 정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며, 확장적 재정정책의 운용 여력을 제고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08년 미 금융위기 직후 오바마 정부가 시행했던 바와 같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도 병행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분쟁을 이어갈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천여 명 이상이 중대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이는 매일 6, 7명씩 사망하는 꼴이다. 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자 1위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노동자들의 피해에 대한 사업주들의 책임을 가중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도입이 절실해 보인다. 그러나 법안의 통과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노동자들의 사망에 책임이 있는 기업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기업을 위축시키는 과잉 규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본질은
현대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극심한 차별과 혐오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개인의 자유와 권리 의식은 증가하는 데 비해 사회적 차별, 혐오, 편견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이타심의 부재와 이기심의 극대화는 필연적으로 끔찍한 결과를 야기했다. 따라서 이러한 극심한 차별과 혐오가 나타나는 양상과 원인,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보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태도이다.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이전보다 자신의 의견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신의 권리에 대한 인식도 분명하게 한다. 하지만
제15대 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교내외 후보자들에 대해 기초적인 평가를 하는 ‘총장선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를 거쳐 준비위에서 이첩된 후보자에 대해 자격 및 자질을 검증하는 ‘총장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지난 16일(월)에 구성됐다. 이후 검증위가 검증 절차를 거쳐 최종 총장 후보자 최대 4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하면, 본교 박광준 이사장이 최종 1인을 임명하게 된다. 이렇게 향후 4년간 숭실대를 이끌어갈 제15대 총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규정으로 명시되지 않은 본교의 총장 선임 방식은 ‘민주적인 논의
“야 그때가 좋았지” 고등학교에서 친해진 언니가 이미 졸업한 고등학교를 떠올리며 한 말이다. 우리 둘이 만나기만 하면 학교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던 것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에 남아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그 언니가 달콤한 향수에 빠져 졸업한 고등학교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싫어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기분 좋은 향수를 느끼는 사람이 비단 언니만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과거의 예쁜 추억들만 모아 소중히 간직했다가 옛 친구들을 만나 그 보따리를 푸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돌아가지 못한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분명히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
헌법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국가의 최고법이면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기본법이다. 현행 헌법이 개정된 지 33년이나 되었다.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겪고 있을 정도로 지난 9차 개정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현행 헌법은 국가의 기본 틀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헌법개정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헌정사에 비추어 몇 번에 걸쳐 개헌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함몰되어 좌절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안타까운 전례를 통하여